일시     2014년7월9일 10시 미사후  장소    지하 초등부 교사실    매월 두 번째 수요일은 독서토론의 날 입니다.    교우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질베르 세스브롱(1913-1979)의 「성인 지옥에 가다」초판은 1952년에 발행됐다. 이보다 조금 앞선 1941년 프랑스 교회는 도시빈민과 노동자들을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의 복음화가 필요함을 절감했다. 그 후 ‘미션 드 프랑스’를 설립하고, 이 사명에 부르심을 느끼는 사제들을 파견했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팽팽히 맞서고 빈부의 차이가 점점 심해지던 때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이 시절을 살았던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태어났다.  

파리 외곽 공장지대 사니 마을 노동자들은 환기도 되지 않는 숨 막히는 작업장에서 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일한다. 그들 대부분은 해가 들지 않는 칙칙하고 작은 방에서 부부와 아이들이 함께 생활한다. 루이, 페르낭드, 자코와 폴레트와 갓 태어난 샹탈, 어린 에티엔과 그의 부모, 장, 앙리, 술집 주인과 그의 딸 드니즈, 마들렌, 미셸…. 이들은 피에르의 친구이며 동시에 그의 양들이다. 피에르, 그는 사니의 철강공장 노동자며 또 사제다. 마르셀의 재판이 있던 날 증인으로 나선 피에르는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저는 노동사제입니다.”(386쪽) 

나는 틈이 날 때마다 아주 조금씩 읽다 반쯤 남은 이 책을 어느 날 오후 끝까지 읽어버렸다. 피에르가 내뿜는 거친 숨결이 손에 잡히는 듯했다. 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사람’이 있었다. 예수께서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 나는 피에르가 웃을 때 따라 웃었다. 그가 고뇌하며 걸을 때 내 다리도 후들거렸다. 그리고 그의 먹먹한 마음, 뜨거운 심장 소리에 눈물이 났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눈을 들었을 때 창밖에는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제 얼마 후면 땅속 생명들이 기지개를 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