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주일은 우리 목5동성당 예비자들의 첫 성지 순례 날이다!

화요반 담임 심비비아나 봉사자께서 지난주부터 친절히 안내 메시지를 문자로 보내 주신다.

♥찬미예수 내일성지순례가는날~ 특별한준비물은없고, 낼오후늦게비가온다니니까~ 우산준비해오실까요? *비안오면차에다우산실어놓고다니시면됩니다^^ *미사준비(5월매일미사책있으신분들은가져오세요) 늦지마세요. 낼뵙겠습니다~* *7시30분까지성당층만남에방서출석체크하고신부님강복받고바로출발합니다. *버스는2호차탑승 *주일미사는당고개성지에서봅니다(3시미사후목동으로출발) *간단한간식준비합니다. *편한차림,편한신발,모자등... 늦지않게나오십시요^^

아침 ‘성지에서 순교한 이들의 뜻을 잘 새겨 두자’ 는 요한 주임신부님의 당부 말씀을 간직하고 우리는 버스에 올랐다. 화요반 김지연 김현정  박선미 오관오 유미자 이민정 장원춘 조지은 조진희 한희정 그리고 나 김정태 11명의 예비자들은 담임 심비비아나 봉사자와 함께 2호차에 자리했다.

우리는 성지순례를 통하여 적은 것부터 바르게 잡고 변화하여 자신의 성화와 나아가 하느님 말씀을 내 이웃에게 확실히 전하고 봉사자로서 열심히 살 것을 다짐하기 위하여 성스러운 곳을 가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성지 또는 순교 사적지 순례는 그곳에 계시는 분들의 그때의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계기로 삼아 보자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거기서 왜 그렇게 했을까?’

   우리는 주교좌 명동성당에서 김범우 (토마스)로, 서소문 순교성지에서 한국교회의 첫 세례자인 이승훈 (베드로)으로,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이의송(프란치스코)으로 그리고 새남터 순교성지에서는 조선 교회 최초의 성직자이셨던 주문보(야고보)신부가 되어 보았다.

  그러나 나는 당고개 순교성지에서는 이성례(마리아)만은 될 수가 없었다. 아직 예비자로서 신심이 부족했던 탓일까?

봉사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곳에서 순교한 이들 중에서 박종원 아우구스티노, 홍병주 베드로와 홍영주 바오로 형제, 손소벽 막달레나, 이경이 아가타, 이인덕 마리아, 권진이 아가타, 이문우 요한, 최영이 바르바라 등 9명이 성인품에 올랐다. 하지만 당고개의 순교자이면서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의 부인이요,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어머니인 이성례 마리아만은 시복 조서에서 제외돼 성인품에 오르지 못했다.”고 했다.

“그가 옥에 갇혀 있을 때 젖먹이 자식이 아사를 당함으로써, 나머지 네 아들의 목숨만이라도 살리겠다는 일념에 잠시나마 배교를 범함 때문이 아닌가 하고 추측할 따름.

본래 부모와 함께 어린 아이를 투옥시키는 일은 국법에도 없었으나 큰아들 최양업을 사제로 봉헌하기 위해 외국에 유학 보낸 이 집에 대해서는 예외였다. 어머니와 함께 옥에 갇힌 아이들은 국법에도 없는 일이라 밥도 나오지 않고 어쩌다 한 덩어리 밥이 나오면 어린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자신은 굶기 일쑤였다. 세 살짜리 막내는 그나마도 얻어먹지 못해 빈 젖을 빨다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고 했다.

생명모성이란 무엇인가?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존재의 근원성이고 최고의 영성이라고 했다. 특히 우리 민족은 강한 어머니상을 가지고 있다.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헌신적인 전통적 어머니들만 떠오른다.

“어린 자식의 죽음을 눈앞에서 당한 어머니는 자칫 네 자녀를 모두 죽이고 말 것만 같아 짐짓 배교하겠노라고 하고 옥을 나왔다. 지극한 모성애와 극도의 슬픔 속에서 그는 어쩔 수 없는 인간적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이성례 마리아는 아이들과 문전걸식으로 목숨을 부지하다가 남편 최경환이 홀로 감옥에서 겪을 고통을 생각하고 아이들이 동냥 간 사이 다시 남편 곁으로 돌아와 다시금 갇힌 몸이 되었다.”고 한다.

예비자의 부족함 때문인가? 보통 사람의 생각이 오브랩된다.

‘어머니와 아들이 어느날 배를 타고 항해를 하던중 불행하게도 풍파를 만나 결국 배가 전복하는 사태에 이르렀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모자는 수영을 전혀 할 줄 몰랐습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우여곡절 끝에 난파선을 구하려는 구조선이사고 현장에 도착했으나 이미 어머니는 운명을 달리 하고 자식마저도 금방 숨이 멎을 위기였으나 간신히 구조선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어미는 죽고 아들만 살 수 있었던 것일까요? 어머니는 자식을 살리고자 자식을 수면위로 떠올려 숨을 쉴 수 있도록 물밑에서 계속 떠받들고 있었다고.’

“6세부터 15세까지 네 형제가 부모를 가둔 옥에 찾아와 울부짖자 철이 든 맏이 희정은 어머니가 다시 배교할 것을 우려해 어린 동생들을 달래 발걸음을 돌렸다. 그 후 동냥한 음식을 틈틈이 부모에게 넣어 주면서 이성례가 참수되기 하루 전 어린 형제들은 동냥한 쌀과 돈 몇 푼을 들고 희광이를 찾았다. “우리 어머니가 아프지 않게 한칼에 하늘나라에 가도록 해주십시오.” 이에 감동한 희광이는 밤새 칼을 갈아 당고개에서 그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먼발치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본 어린 4형제는 동저고리를 벗어 하늘에 던지며 용감한 어머니의 순교를 기뻐했다는 눈물겨운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고 한다.

봉사자의 말을 듣고 있는 순례자들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종족번식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에게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거기에는 필연적으로 모성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인류 생존에는 눈물겨운 모성이 있었다.

나도 과연 이성례(마리아)와 그 자녀들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까?

아직 천주님의 진실된 말씀을 느끼지 못함 때문인가? 사람으로서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라면서도 천주님을 찾아 투정어린 말씀만 찾아 새기면서 뇌리에 남아있는 구절을 읊조려 본다.

(마르코 2장)  27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28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이성례 마리아님께서 아직 성인의 반열에 오르지 않으시고 우리와 좀 더 함께하길 바라심 때문은 아니신지?